식단

이지수의 러닝메이트#8 채식은 정말 단백질이 부족할까?

2022년 7월 8일


📌 [이지수의 러닝메이트]
다노의 대표이면서 건강한 습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고민하고 시도하는 ‘만년 습관성형 수련자’인 이지수가 격주 한 편의 글을 전합니다. 신체 기능, 식이, 영양, 운동, 정신건강 등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습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최근에 너무 안타까운 기사를 읽었어요. 기사의 내용은 아래와 같았어요.

 

생후 18개월 된 자녀에게 채식을 강요하다 죽음으로 내몬 여성에 대해 미국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중략) 완전한 채식주의자인 쉴라는 2019년 9월 27일 플로리다 케이프코랄에서 생후 18개월 된 아들에게 채소와 과일, 모유만 먹이다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망 당시 자녀의 체중은 평균보다 7파운드(3㎏) 적은 17파운드(약 7㎏)였다. 부부는 숨진 아들 외에도 슬하에 세 명의 자녀를 뒀는데, 이들 역시 영양실조와 탈수 증세를 겪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숨진 자녀가 일주일 전부터 어떤 것도 먹지 않았고 사망 전날에는 잠을 설쳤다고 진술했다. 부검 결과 숨진 아이의 사인은 영양결핍 합병증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쉴라가 평소 음식을 적절히 제공하지 않는 등 건강 관리를 못해, 숨진 아이가 만성적인 영양결핍을 겪었다”**며 “어머니의 자존심이 아이의 목숨을 뺏어 갔다. 이는 계획된 범죄”라고 주장했다. 또 아이의 상태가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제때 치료하지 않았다고 했다. 쉴라의 최종 선고일은 오는 25일이다. 혐의가 인정되면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출처: 조선일보)

 

이 기사를 읽고, 저 역시 한 아이를 둔 엄마로서 영양실조와 아동학대로 고통받다 세상을 떠났을 아이 생각에 너무나 안타까웠고 한 생명에 대한 책임을 무참히 져버린 부부에게 깊은 분노를 느꼈어요. 아이에게 일주일 동안 아무 것도 먹이지 않았고 아픈 아이를 치료도 하지 않고 방치했다니, 계획된 살인이라는 검찰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이 참담한 사건을 다룬 여러 매체의 기사 제목을 살펴보면서 조금은 걱정스럽기도 했어요. 제목에서는 ‘채식을 강요 당한 아이가 영양실조로 숨졌다.'라는 정보를 담고 있는데, 제목만 읽으면 ‘역시 채식은 영양적으로 불균형해. 한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도 있잖아.’라고 오해할 수 있으니까요.

 

올바른 채식이란 과일과 잎채소 뿐 아니라 곡물, 콩, 해조류, 뿌리 식물, 견과, 씨앗을 포함한 수많은 다양한 영양원을 균형있게 먹는 것인데 아이의 부모는 아이에게 조리 된 음식은 먹이지 않고 망고, 바나나, 아보카도, 람부탄(열대과일의 일종)만을 주었다고 해요. 이건 엄격한 채식주의도 무엇도 아닌, 아이에게 손수 음식을 만들어 먹이기 귀찮았던 아동학대범에 지나지 않죠. 이런 내용의 기사에서 자극적인 일부 텍스트만 제목으로 남아, 올바른 지식과 건강한 신념을 가지고 자신과 가족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채식주의자들과 그런 채식주의 가정에서 건강하고 튼튼하게 성장한 사람들까지도 편견의 화살을 받을 수도 있겠다 싶어 씁쓸함이 밀려왔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도 채식을 공부하기 전까지는 ‘채식 식단은 아무래도 단백질이 부족하고, 영양적으로 불균형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계란 알러지가 있고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제 아이의 식단을 꾸릴 때도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식단에서 고기, 계란을 빼고 나면 권장 단백질양을 채우기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그렇기에 식물성 식품만으로도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식단을 짜는 방법을 알고 싶어 채식을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되었지요.)

 

결론적으로는 채식만으로도 충분히 영양적으로 균형있는 식단을 짤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단백질 또한 부족하지 않게 챙겨 먹을 수 있고요. 물론 몸을 벌크업해서 바디빌딩을 하는게 목적이라면 식물성 단백질 보충제와 같은 추가적인 섭취원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일반인이 건강을 유지하고 균형 잡힌 몸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영양은 얼마든지 채울 수 있어요.

 

아래는 제가 코넬대학교의 Plant-based nutrition (식물영양학) 수업을 들으면서 필기했던 내용을 가져왔어요. 동량의 3가지의 식품군에 들어있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식이섬유 그리고 여러 필수 미량 영양소들의 양을 비교한 표인데요.

 

식물 기반식 영양 성분 메모

☑️첫번째 식품군: WP(Whole, Plant based food 즉 정제하지 않은 식물성 식품. 여기에는 귀리와 콩, 브로콜리, 케일, 망고가 포함되어 있어요.)

☑️두번째 식품군: Animal food (동물성 식품. 우유와 닭고기, 소고기, 연어 계란 포함)

☑️세번째 식품군: Refined food(정제된 가공식품. 감자칩, 스파게티, 콜라, 도넛, 이탈리안드레싱 포함)

 

아래 표에서 형광펜을 쳐둔 ‘단백질'항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의외로 단백질은 ‘가공식품 식단'에서는 매우 부족하지만, 식물성 식품군에서는 충분한 양이 들어있었어요.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우리는 식물성 식품 중에서는 유일하게 ‘콩'만이 단백질 식품원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은 현미나 귀리 같은 통곡물이나 아마씨드, 헴프씨드 같은 씨앗류 심지어는 브로콜리같은 초록색 채소에도 단백질이 들어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동물성 식품에 비해서는 많은 양은 아니지만 끼니에 곡물과 콩류만 잘 챙겨도 식물성 식품만으로도 한 끼에 채워야 하는 단백질 양을 채우기 어렵지 않아요. 게다가 완전 채식이 아닌 하루에 한 끼에서 두 끼 채식이 목표라면 더더욱 단백질 부족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지지요.

 

음식별 단백질 양 비교 (출처: 다노)

 

오히려 매 끼니 동물성 식품을 넣는다면 불필요하게 많은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하게 되어요. 이렇게 음식 한 가지 안에 들어있는 단백질 양으로는 감이 오지 않으니 몇 가지 메뉴를 예시로 들어볼까요?

 

음식 메뉴별 단백질 양 비교 (출처: 다노)

 

고깃집이나 제육볶음 한식 1인분, 혹은 돈가스 식단에 들어있는 단백질의 양은 30그람 대에서 크게는 60그람에 육박해요. 성인 하루 단백질 권장량을 한 끼만으로도 훌쩍 넘길 수도 있는 거죠. 반면 채식 식단은 어떤지 볼까요? 예전에 저의 채식식단 브이로그에서 소개해드린 애호박 파스타와 가지덮밥을 예시로 가져와 봤어요. 단백질 함량이 20그램 후반대로, 이 역시 한 끼 단백질 권장량을 채우기엔 충분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오늘의 배움을 정리해보면

 

☑️올바른 채식이란 과일과 잎채소 뿐 아니라 곡물, 콩, 해조류, 뿌리식물, 견과, 씨앗을 포함한 수많은 다양한 영양원을 균형있게 먹는 것이다.

☑️균형잡힌 채식은 우리 몸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적절하게 채워준다.

☑️콩 뿐 아니라 현미나 귀리 같은 통곡물이나 씨앗류 심지어 녹황색 채소에도 단백질은 들어있다.

 

이제는 채식을 실천하기에 앞서 영양이 부족하진 않을까 고민하고 있었다면 조금은 안심하고 시도해 볼 수 있겠죠? 그럼 다음 시간에도 재미있는 배움으로 찾아올게요 :)

 

[이지수의 러닝메이트]는 2주에 1회,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