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

이지수의 러닝메이트#6 채식을 하면 근육량이 줄어들까?

2022년 6월 10일


📌 [이지수의 러닝메이트]
다노의 대표이면서 건강한 습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고민하고 시도하는 ‘만년 습관성형 수련자’인 이지수가 격주 한 편의 글을 전합니다. 신체 기능, 식이, 영양, 운동, 정신건강 등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습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지난 러닝메이트 5화 <’살 빠지는 체질을 만드는 식단'은 있다?> 에서는 장내 미생물과 비만의 관계에서 다뤘어요. 마치 정원사가 정원에 다양하고 아름다운 화초를 가꾸듯(?) 나의 장 속에 다양한 유익균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가꾸면 건강은 물론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로 변화해 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물들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 핵심이었는데요.

 

보다 실천적인 대안으로 통곡류, 콩류, 잎채소, 뿌리채소, 열매채소, 과일, 씨앗류, 견과류, 해조류와 같은 고식이섬유 식물성 음식들을 매 주 골고루 30가지 이상 챙겨 먹는다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높아지고 유익균의 비율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위의 배움을 바탕으로 저도 최근 장내 미생물에 이로운 식단을 신경 써서 꾸려보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틈틈이 찍어둔 레시피를 모아서 ’일주일동안 30가지의 식품을 섭취하기'를 목표로 최근에 먹은 식단을 다노TV 유튜브 브이로그에 담아보았어요.

 

dano TV - 일주일동안 30가지 채소 먹기

 

지난 화 러닝메이트 매거진과 유튜브 브이로그가 발행된 후, 많은 분들이 댓글과 DM을 통해 채식에 대해 평소에 갖고 있던 고민을 공유해 주셨어요. 채식을 시도해보고 싶은 이유도 다양했는데요, 저처럼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소화력이 떨어짐을 느끼고 채식 비중을 늘리고 싶은 분들 (동물성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한 날에는 소화계통에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뿐 아니라 다이어트를 위해 채식에 도전하는 분들, 알러지나 아토피로 고생하면서 피부 건강을 되찾고 싶은 분들, 기후변화를 늦추고 환경에 부담을 덜 주기 위해, 혹은 동물권을 위해 윤리적인 차원에서 채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분들도 있었어요.

 

다양한 고민과 궁금증을 받아 보면서 최근 채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정말 커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채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나 이유는 조금씩 달라도 ‘꾸준히 실천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지속가능한 채식’이라는 방향성만은 같기에 궁금한 것들도 대부분 겹치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러닝메이트는 여러분들이 채식을 시작하면서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해 제가 코넬대학교의 식물영양학 (Plant-based Nutrition) 수업에서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답을 정리해 보았어요.

 

질문 1) 다노언니는 이제 채식을 하시는 건가요? 그런데 한국에서 채식주의자로 살아가기 너무 힘들지 않나요?

저는 완전무결한 채식을 하고 있지는 않아요. 이전에 엄격한 채식을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몇 번 실패의 쓴맛을 봤거든요. 완전 채식을 하려면 젓갈이 들어가는 김치, 육수 베이스로 맛을 낸 국물 요리나 반찬, 계란이나 우유가 약간이라도 들어간 빵, 심지어 벌이 만든 꿀도 먹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음식들을 대부분 끊어내야 하는 어려움에 빠지게 되었어요. 이 때 ‘먹어서는 안되는 것에 집중하고 제한하는 식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그래서 마인드셋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어요. ‘육류, 동물성 식품은 절대 먹으면 안돼.'보다는 ‘채소를 좀 더 다양하게 먹어보자. 오늘 좀 덜 먹은 식물군은 뭐가 있지?’ 로요. 내가 원한다면 언제든 무엇이든 먹을 수 있지만 식물성 식품안에서만 해도 무궁무진하게 맛있고 다양한 맛과 영양을 가진 재료(콩류, 곡류, 뿌리채소, 잎채소, 열매채소, 견과, 씨앗, 해조류)들이 있고, 이것들을 균형있게 챙기먹자는 마음으로 바꾸니 식단이 보다 수월해졌어요. 고기 섭취 비중은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고요.

 

질문 2) 저는 ‘저기압일땐 고기앞’으로 가는 강경육식파인데 식이 환경파괴에 미치는 영향이 플라스틱 쓰레기보다 훨씬 크다고 해서 채식을 고려하고 있어요. 근데 이렇게 맛있는 고기를 어떻게 끊죠?

저도 어렸을 때는 아침식사로 삼겹살 구워 먹고 학교 등교할 정도로 고기를 좋아했어요. 그런데도 채소를 풍부하게 챙겨먹으면서 저 스스로도 신기했던 변화는 고기를 먹는 빈도가 줄어드니 우유나 계란, 육류에서 나는 미세한 고기 비린내에 후각이 예민해졌다는 거예요. 예전에 매일 고기를 먹을 때는 그 냄새에 둔감해서 아무 고기나 잘 먹었거든요. 입맛이 바뀌어서 자연스레 고기를 덜 찾게 되고, 또 자주 먹지 않으니 고기를 간절히 먹고 싶은 욕망도 시큰둥해졌어요. (단, 한우 오마카세처럼 비싸고 품질 좋은 고기는 잡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여전히 맛있다는게 함정…) 그러니 억지로 먹고 싶은 고기를 참고 밀어내기 보다는 싱그러운 채식의 비중을 높여 자연스럽게 채소친화적인 미각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을 권해요.

 

질문 3) 동물성 식품은 전혀 안드시나요? 육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선 어떻게 대처하나요?

전체 식단의 10%정도는 여전히 동물성 식품이 차지하고 있어요. 이 10%는 다른 사람들과 외식을 할 때나, 누군가 저를 위해 정성껏 만들어준 음식을 먹을 때예요. 다만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외식을 할 때 채식 옵션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저에게 있다면 가능한 채식 메뉴를 먹어요. 또 우리집에 사람들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할 때에는 맛있는 채식요리를 하곤 해요. 재밌는 건, 제가 ‘사실 오늘 저녁 메뉴는 사실 채식이었어.’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채식인줄 알아채지 못한다는 거예요.

 

또 예전에는 계란, 유제품, 육류를 반드시 챙겨먹어야 한다고 생각해 장바구니 리스트에 꼭 넣곤 했지만 이제는 굳이 챙겨먹지 않아도 괜찮은 기호식품 정도로 생각하게 되었어요. 내가 굳이 먹고 싶을 때는 찾아 먹을 수 있지만,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먹어야만 필수 영양소가 채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질문 4) 채식위주 식단을 하면 근육량이 줄어들지 않나요?

저도 채식을 공부하면서 이 부분이 항상 궁금하고 고민되는 부분이었는데요, 공부를 해보니 영양학 학회 가이드라인의 하루 단백질 권장량이라는 공식은 해당 체중에 속해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단백질 양이 모두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영양결핍이 될 수 없도록 가장 충분한 양으로 잡아놓은 것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 권장섭취량이 내 몸에 필요한 최소 요구량보다 더 많아요.

 

저는 완전채식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완전채식을 하는 보디빌더나 프로운동선수들도 얼마든지 근육을 만들고 무거운 역기를 들고 훈련을 하는 만큼, 충분한 양의 채식을 통해 근육을 합성하는데 필요한 단백질 양을 채울 수 있어요. 그래서 1일 권장량보다 조금 적게 섭취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아요. 오히려 현대인들에게는 단백질 결핍으로 일어나는 질병보다 이제는 과도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로 인한 질병(소화기관의 염증, 암, 고혈압 등) 을 더 경계해야 하지요.

 

질문 5) 채식으로는 다이어트 칼로리 권장량을 지키면서 단백질권장량 (체중*0.8~1.2 g) 섭취하기가 힘들어서 스트레스 받더라구요. 충분히 양껏 먹으면 채식으로도 단백질 충분히 얻는 건 알지만, 소식/칼로리 적정 수준을 지키려면 동물성 단백질이 부피 대비 포만감은 좋더라구요. 혹시 이 점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선 ‘다이어트 칼로리 권장량'이라는 기준을 탈피해도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똑같은 칼로리의 식단이라도 통곡물과 채소 위주로 이루어진 식단과, 고가공식품으로 이루어진 식단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장내 미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이나 함유하고 있는 필수영양소군)이 천지차이기 때문이에요. 칼로리 권장량 공식은 체중과 키, 그리고 활동지수라는 3가지 변수를 입력하면 하나의 권장 칼로리 숫자가 도출되는 단일화된 공식이기에, 이 칼로리 숫자 하나가 내가 오늘 먹은 식단이 전반적으로 건강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라기엔 한계가 있어요.

 

그럼 어떤 지표를 삼아 식단을 꾸려야 할지 막막할텐데요, 콜린 캠벨 교수의 저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서 제시한 식단 가이드라인을 가져왔으니 참고해 보세요.

<무엇을 먹을 것인가> , 식단 가이드 라인

1번: 매 끼니 양껏, 배부를 때까지 제한을 두지 않고 먹어도 되는 식품

2,3번: 가끔 식단에 포함시킬 수 있는 식품

4,5번: 가능한 피하고 최소한으로만 사용하는 식품

 

질문 6) 단백질은 주로 콩류 같은 식물성 단백질 위주로 챙기시나요?

콩은 물론 현미, 시금치, 브로콜리 등 곡물과 채소에도 풍부한 단백질이 들어있기 때문에 다양한 단백질원으로부터 식물성 단백질을 얻을 수 있어요. 또 한가지 콩에서만 단백질을 얻기보다는 서리태콩, 작두콩, 완두콩, 강낭콩, 병아리콩 다양하게 요리에 활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이지수의 러닝메이트]는 2주에 1회,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