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

이지수의 러닝메이트#5 살 빠지는 체질을 만드는 식단?

2022년 5월 27일


📌 [이지수의 러닝메이트]
다노의 대표이면서 건강한 습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고민하고 시도하는 ‘만년 습관성형 수련자’인 이지수가 격주 한 편의 글을 전합니다. 신체 기능, 식이, 영양, 운동, 정신건강 등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습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지난 러닝메이트 4편에서는 제 아이의 아토피와 알러지로 인해 면역을 높이는 식단과 장내 미생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사실 장내 미생물은 면역 뿐 아니라 다이어트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군집의 구성이 개인의 비만에 깊이 관여하는 것은 물론, 다이어트의 성공 여부와도 상당한 연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에요. 죽어도 안 빠지는 살의 원인이 실은 내 장 속에 사는 미생물 군집들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아래 자세한 연구결과 내용을 가져왔어요.

 

<연구 내용>

시애틀의 시스템 생물학 연구소(Institute for Systems Biology)의 연구팀은 최근 장내 미생물 구성의 차이가 체중감량 다이어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장내 미생물총 유전자가 개인의 체중 감량 능력을 예측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중략) 연구팀은 체중감량을 가장 많이 한 15명과 체중변화가 가장 적은 10명을 추려 내 이들의 장내 미생물 군집을 확인하고, 나머지 105명의 체중감량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체중감량 그룹에서 가장 풍부한 미생군 유전체는 박테리아 세포벽의 합성과 관련된 것이었다. 세포벽의 합성은 박테리아 복제 중에 발생하는데, 연구팀은 박테리아 복제율이 높을수록 체중감량이 더 잘 된다고 추측했다. (중략) 반대로 체중감량에 실패한 이들에서는 단순당을 발효하는 박테리아의 수치가 높아, 단순당의 흡수가 더 잘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탄수화물 발효에 관여하는 박테리아의 복제율이 낮고, 탄수화물 분해 효소가 높을수록 체중감량이 어려운 것으로 추측했다.

(출처: 미 의학매체 ‘Medical News Today’)

 

한 마디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장내 미생물들의 군집은 모두 천차만별이며, 어떤 사람의 장은 복합탄수화물 분해를 더 잘하는 반면, 어떤 사람의 장은 단순당을 더 잘 분해하고 흡수해 사용하기 때문에 똑같이 먹더라도 후자의 경우 다이어트가 더디고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죠. 분명 적게 먹고 있고, 운동도 하는데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내 장 내 환경을 돌아보아야 할 이유입니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소개해요.

 

<연구 내용>

워싱턴 대학의 Jeffrey Gordon 연구팀은 인간의 분변을 쥐에 이식해보는 아주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한 명은 비만하고 한 명은 정상체중인 여성 쌍둥이 분변을 각각 무균쥐에 이식해본 것이다. 쌍둥이여서 유전적으로는 비교적 유사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자매가 서로 비만도가 다른 것은 장내미생물총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가정한 것. 쌍둥이 중 비만한 사람의 분변을 이식받은 쥐는 비만해졌고, 날씬한 사람의 분변을 이식받은 쥐는 날씬해졌다. 이를 통해 인간의 비만도에 영향을 미치는 장내미생물총의 기능이 분변이식을 통해 쥐에게 전이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출처: 메디게이트 뉴스)

비만한 사람의 분변을 이식받은 쥐는 비만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어요. 여러 실험을 통해 장내미생물총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증명됐지만, 장내 미생물만으로 비만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며 식이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이에요.

 

<연구 내용>

쌍둥이 분변을 쥐에 이식했던 실험에서 매우 흥미로웠던 사실은 사람의 분변을 이식받아 비만하게 된 쥐와 날씬한 쥐를 한 케이지 내에서 같이 키우면 나중에 비만한 쥐가 날씬해졌다는 것이다. 이는 쥐가 분변을 먹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서로의 분변을 먹으면서 날씬한 쥐의 장내미생물 특성이 비만한 쥐의 대장에 자리잡게 됐기 때문이다. 이때 비만한 쥐의 장내미생물 특성은 전이되지 않았다. 그런데 날씬한 쥐의 미생물이 비만쥐를 회복시키는 것은 저지방·고섬유질 식이를 줬을 때만 관찰됐고, 고지방·저섬유 식이를 주었을 때는 비만쥐를 회복시키지 못했다. 즉 장내미생물총이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그 기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출처: 메디게이트 뉴스)

 

이 연구에서 생쥐에게 먹인 사료에는 다량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었다고 해요. 식이섬유는 사람의 위나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장까지 흘러가서 그곳에 사는 미생물의 먹이가 되거든요. 이 식이섬유로 푸짐하게 배를 채운 미생물들은 ‘단쇄지방산’이라는 생체물질을 많이 만들어내는데, 이 단쇄지방산은 장을 튼튼하게 보호하며, 엉뚱하게 우리 몸을 공격하지 않도록 면역계를 안정화하고, 지방의 축적을 막아주며, 포만감을 느끼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해서 더 많이 먹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해요. 정상 체중 쌍둥이의 대장에는 바로 이 단쇄지방산을 만드는 세균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었고요.

 

그렇다면 다량의 식이섬유가 들어있는 식단을 먹어서 내 장 속 미생물 생태계를 바꾸면 정말로 덜 살찌는 체질로 바꿀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천종식 교수님의 연구자료를 가져왔어요.

 

<연구 내용>

(중략) 올해 덴마크의 코펜하겐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프레보텔라가 박테로이데스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했을 때 살이 잘 빠진다고 한다. 이 두 세균의 상대적인 비율이 평생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상당히 자주 내 자신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사하는 편인데, 본래 박테로이데스가 많은 유형이었다가 식이섬유 위주 식단의 도움으로 단 2주 만에 프레보텔라가 많은 유형으로 바뀌는 때도 있었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 빠르게 반응한다. 그래서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미생물 숲’을 가꾸라는 말에 일리가 있다. 미생물을 위한 식단의 가장 중요한 재료는 식이섬유이다. 현미로 만든 비빔밥, 각종 나물 같은 전통적인 한식에는 이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1만 명 이상이 참여한 미국의 시민과학 프로젝트의 결론은 매주 30가지 이상의 식물을 섭취한 사람이 가장 균형 잡힌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처: 한겨레)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먹는 식단에 빠르게 반응한다.

 

이렇게 오늘의 배움을 정리해 보면:

 

✅적게 먹는데도 살이 잘 안 빠져 고민이라면 자신의 장내 미생물 환경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지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장내 미생물의 구성은 건강한 몸 뿐 아니라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과 연관이 깊다. 즉, 건강에 좋은 식단과 다이어트에 좋은 식단은 같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 빠르게 반응한다. 그러므로 식이섬유가 풍부한 다양한 식물들을 섭취하면 건강한 장내미생물 환경을 가꿀 수 있다.

✅통곡류, 콩류, 잎채소, 뿌리채소, 열매채소, 과일, 씨앗류, 견과류, 해조류에는 풍부한 식이섬유가 들어있고 이 음식들을 고르게 30가지 이상 챙겨 먹는다면 2주만으로도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높아지고 유익균의 비율도 높일 수 있다.

 

위의 배움을 바탕으로 저도 3개월 전부터 장내 미생물에 이로운 식단을 신경써서 꾸려보고 있는데요, 하루동안 내가 먹은 음식을 기록하고 고식이섬유 식품이 몇가지나 들어가 있나 세보는 것이 꽤 도움이 되었어요. 처음에 시작할 때는 제가 어떤 날은 10가지도 채 먹지 않고 있더라구요. 하지만 하루에 30가지 이상 챙겨먹는 것은 쉽지 않아서 저는 일주일동안 30가지의 식품을 섭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도전 ! 장내 미생물을 위한 슬기로운 식단

건강하려면 채소 위주의 식단을 해야 한다, 채소를 골고루 챙겨 먹어야 한다는 말은 어렸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봤지만, 장내 미생물 군집을 건강하게 바꿔나가기 위해서 다양한 채소를 섭취해야 한다는 사실은 저에겐 좀 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대안으로 다가왔어요. 채식을 떠올리면 뭔가 고기나 유제품을 멀리 할 엄두는 안나고 샐러드만 먹어야 할 것 같은 막막함이 앞섰는데, 뭔가를 먹지 않기로 제한을 두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일주일에 30가지 채소(고식이섬유 식품) 먹어보기’ 라는 미션은 부담없이 도장깨기 하는 느낌으로 도전해 볼 수 있어서 채식 위주 식단으로 바꿔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샐러드 뿐 아니라 덮밥, 파스타, 전, 무침, 볶음, 절임, 국, 스튜, 샌드위치 등등 평소에 좋아하는 다양한 형태의 음식에 채소의 비중과 다양성을 좀 더 높여서 즐겨보면 어떨까요?

 

러닝메이트들과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것:

 

Q. 여러분은 하루동안 얼마나 다양한 식물을 먹고 있나요? 정제된 탄수화물(도정된 흰 밀가루, 흰 쌀, 백미) 를 제외하고 오늘 하루동안 먹은 식물의 종류를 세어보세요.

 

Q. 나의 냉장고나 찬장 속을 살펴보세요. 통곡류, 콩류, 잎채소, 뿌리채소, 열매채소, 과일, 씨앗류, 견과류, 해조류가 얼마나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나요?

 

Q. 다양한 고식이섬유 식품을 현실적으로 꾸준히 찾아먹을 수 있는 대안이 있나요? 그 중에서 내가 좋아하고 취향에 맞는 음식을 떠올려 보세요. ( 예: 그린스무디, 잡곡밥과 나물반찬 베이스의 한식, 비빔밥, 채소 가득 카레 등)

 

[이지수의 러닝메이트]는 2주에 1회, 찾아옵니다!